-평균이 정상인 시대는 과연 행복할까.
우린 어렸을 때부터 평균이라는 잣대를 받으며 자라왔다. 몇 개월쯤 기어 다닌다.. 몇 개월이면 걸어 다니고 말을 한다. 그런 기준에서 조금 못 미치면 불안해한다. 서로서로 걱정을 가장한 비난을 할 때도 있다. ‘우리 애는 이맘 때쯤이면 걷는다는데 왜 그러지 못할까.’ 이런 걱정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따라온다. 학교에 다닐 때는 전체 학생들의 평균 성적과 비교당한다. 잘하는 과목이 있어도 못하는 과목이 있으면 그에 맞춰 떨어진 평균이 나를 대표한다. 사회 100점 수학 60점 친구와 사회랑 수학 모두 80점인 친구는 평균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그런 사회 속 우리는 자신의 건강이나 사회경력 평판 등이 평균에서 크게 이탈할 때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평균이 정상인 시대 속에서 나는 과연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는 우리 모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노르마 조각상을 통해 보는 평균이라는 허상.
과거 미국 클리블랜드 건강박물관에 조각상으로 전시돼 있던, 전형적 여성상인 ‘노르마Norma’가 있었다. 노르마와 신체 치수가 근접한 여성을 뽑는 대회를 진행하였지만 결과는 9개 항목의 치수 중 9개 모두 평균치에 가까운 여성은 3,864명 중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사람들은 순응하지 않고 미국 여성들이 대체로 건강하지 못하고 몸 상태가 나쁘다는 식의 결론을 내기까지 한다. 존재하지 않는 평균을 정상으로 여기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항상 평균을 바람직한 상태로 바라보며 살아왔다.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과 멀어진 상황, 사람, 환경을 못 견뎌한다. 다를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하지 못한 채 세상을 계속해서 편협하게 고정된 시각으로 바라본다. 왜 우리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빠른 사회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평균, 표준화 시스템 세상은 과연 바람직한가.
사회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먼저 기업의 발전이다.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잡혀있어야 한다. 시스템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곧 시스템이 된다. 시스템은 정형화되어있고 쉽게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그러한 시스템에 개별성이 강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스템은 계속해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 채용 조건이 그렇고 인사 과정과 기업 내 주 업무가 모두 뚜렷하게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이 강한 사람 보다도 자신을 따라 할 수 있는 ‘닮은꼴’을 계속해서 찾게 된다.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기 보다 특정 누군가의 개성을 따라가야 했던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하며 무엇보다 자신이 먹고살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항상 남들과 똑같되 조금 더 잘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며 살게 되었다. 자신의 개인성이 갉아먹히는 지도 모른 채. 슬픈 현실은 그 인생의 가치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교육이다. 교육도 기업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적 발전을 이루기 위한 초기 단계에서는 절대적인 비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스템으로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두기 쉽다. 더군다나 기업의 들어갈 수 있는 평균적인 근로자를 길러내도록 설계하여 안정적인 기업 인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 교실에 100명의 학생이 있을 때, 그 100명의 학생들의 개개인성을 모두 관리해 줄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생님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시대의 발전을 위한 명목의 기업발전과 교육은 바람직하다고 바라볼 수 있을까. 특정 측면에서 본다면 답은 모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2023년도는 확실히 다르다. 개개인성이 꽃을 피워야 경쟁력이 있는 세상이 도래한 지 오래되었다..
-나에게 세상을 맞추며 살아가자.
평균은 존재하지 않지만 사회적 교육 시스템에 의해 분명 작동하고 있다. 작동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러한 사람들을 통해 나 또한 영향을 받기 쉽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무엇일까. 바로 'MBTI‘다. 성격유형검사인 해당 검사는 세상 모든 사람을 16개의 평균으로 묶어버렸다. 강력하게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들쭉날쭉한 개인성과 살아온 맥락은 무시한 채 말이다. ’ 성격은 고정되었으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세상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지 말자.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매 순간 나의 권한이다. 그 통제력 또한 지배받는다면 나는 진정 어떻게 나로서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사회적 통제와 평균적 시선에 벗어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는 쉽지 않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어떨까. 주변을 둘러보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행동하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다움은 분명히 자기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한 번뿐인 인생 자기다울 용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춰진 세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1세기북스,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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