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당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by 시에 겨운 2023. 2. 9.
반응형

-당신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은 무엇인가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는 작년 생일 선물이었다. 생일 선물로 시집이라니. 내가 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친구 녀석의 사랑이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는 일은 그 자체로 감동이 된다. 오이를 먹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 밥을 먹다 우연히 빼낸 오이를 보고 다음 식사 때는 이모 하나는 오이 빼 주세요.”라고 말해준다면, 그 친구는 어떤 마음일까. 이렇듯 우리는 자신에 대해 알아주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나의 취향을 알고 선물해 주는 생일 선물은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시인의 말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렵다

이 시집은 당연하게도 박준 시인의 말로 시작된다.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내가 살아 있어서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저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이 세상에도 두엇쯤 당신이 있다. 만나면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

 

시인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상상해 보기를 시인은 한 사람과 사랑에 빠졌었다. 아름다운 한 사람과 시를 함께 썼던 것이다. 처음엔 시인이 되겠다 생각하지 못하고 썼던 시들이 점점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다. 그 세상에서 시인으로 거듭났다. 시인의 그 사람은 유명한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시인은 열등감을 느꼈고 괜한 심술로 관계를 망쳤다. 그렇게 이젠 쉽게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이다. 어릴 적 함께 썼던 그 사람의 시 두엇 편이 이젠 시인에겐 그 사람의 전부인 것이다.

어떤가. 상상은 언제나 자유다. 박준 시인에 대한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오로지 나의 상상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인의 말과 표현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을 만들게 자극한다. 시는 대개 한 번에 와닿은 표현들도 있지만, 중의적인 표현이 가득하다. 그런 부분에서 일종의 추상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보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공간인 것이다.

 

 

-한 편의 시를 선물해 보자

새해가 밝은지 두 달이 지났다. 당신은 2023년도 버킷리스트가 있는가. 필자는 시집을 선물 받고 뚜렷한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평소 시를 즐겨 쓰던 필자였다. 그런 나의 시들을 가끔 SNS를 통해 올리곤 했는데, 어느 날은 친구가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시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의 시가 하나의 받고 싶은 선물이 됐다는 사실에 기뻤다.

시를 선물하는 행위는 단순한 편지 그 이상의 감동을 낳는다. 단순한 글로 표현하지 못할 감정을 담을 수 있다. 단순한 글로는 펼치지 못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시를 선물하는 행위는 나의 사고방식과 함께 선물하는 것이다. , 나라는 사람을 인정받는 행위가 된다. 혹 필자처럼 시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시를 쓰고 있다면 꼭 한 번 소중한 사람에게 시를 한 번 선물해 주기를 권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포스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시를 한 편 선물할 수 있다면 내겐 큰 영광일 것이다.

 

- ‘편안함은 어디서 오나

계획대로 이루어진 하루에서 오나

계획 없이 자유로운 시간에서 오나

 

무기력은 어디에서 오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에서 오나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고민하는 시간에서 오나

 

대개 모든 것은 양면적으로 들이닥친다

어느 쪽에도 정답은 없으니

한쪽으로 갔다면

다른 쪽은 보지 않은 것이

 

좋은 감정을 반쪽내지 않는 길이며

나쁜 감정은 부풀리지 않는 길이다

 

-편안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자

너무 많은 것이 공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타인의 삶이 특히 그렇다. 나의 삶의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타인의 삶 투성이다. 우리는 비교당하기 싫지만, 끊임없이 비교하는 시스템을 뇌에서 놓지 못한다. 당신이 어제 본 SNS 속 그 사람이 그렇다. 당신의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을 보잘것없고 지루한 인생으로 바꿔놓지 않았는가. 우리는 계속해서 타인을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보지 못한다. 자신의 길을 걸어야 할 시간에 타인의 자랑을 구경하느라 바쁘다.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다. 장점만 있는 선택은 없다. 어느 것이 더 확실한가. 어느 길이 더 빠른가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는 많지만 확실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은 사라진 지 오래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더 이상의 시야는 차단해도 좋다.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데 방해만 되는 다른 반짝이는 무언가는 나의 빛을 갈아먹는 블랙홀과 같다. 그러니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자신의 길에 집중하며 계획적이든 조금은 여유롭게 느슨하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자. 너무 빠른 것도, 늦은 것도 자신의 인생에선 존재하지 않음을 명심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