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사랑하는 사람
우리는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때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그런 면에서 사랑은 곧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일깨워주는 시간. 계속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연락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연애 초반에 사랑은 뜨거운 만큼 지혜롭지는 못하다. 개인의 시간이 없어지며 삶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설령 사랑이기 때문에 당장 좋다고 해도, 사랑도 과식하면 안 되는 법이다. 속을 조금 비워둔 채로 사랑하는 것이 서로에게 건강한 사랑이 된다.
사랑할수록 개인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지혜로운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혼자 있고 싶던 때가 있었다.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다. 서로 함께 하되, 서로를 이해하며 혼자 있는 시간도 즐길 수 있게 관계를 형성해 주는 사람이 결국 힘들 때도 당신 곁에 있을 사람이다. 의존적인 관계는 서로 너무 좋은 감정이 가득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충분히 안아줄 수 있고 예뻐해 주고 챙겨줄 수 있다. 하지만 관계가 진정 단단해짐은 서로의 마음이 어느 정도 식었을 때다. 그때는 의존적인 관계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행복을 갚아야 될 빚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다. 한쪽만 주는 관계는 좋은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것도 우리는 주고받는다. 정서적인 게 더 중요할 때도 매우 많다. 맛있는 식사를 먹으러 갔을 때 계산하는 사람은 한쪽이다. 다른 한쪽은 잘 먹었다며 감사를 표한다. 우리는 여기서 물질적인 음식을 계산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감사한 정서적 표현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맛있게 먹어놓곤 아무런 감사도 표하지 않는다면, 음식을 계산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불쾌할 것이다. 앞으로 또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친구사이뿐만 아니라 스승과 제자 사이에도 그렇다. 미성년 제자의 경우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서 다르다. 하지만 사회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 사이는 다르다. 성인 대 성인으로서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얻어먹으려고만 하면 안 된다. 좋은 지식과 정보를 나눠주는 사람에게 대접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받은 교육적 행복을 맛있는 음식이라는 행복으로 갚을 줄 알아야 한다. 나보다 성공한 스승님이 돈도 훨씬 많으니까, 하면서 계산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받은 만큼 대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감정적인 표현인 것이든 모두 말이다.
사회에서는 꼭 비싼 선물이 아니어도 타이밍에 맞는 물질적 표현이 정말 중요할 때가 많다. 어제 과음한 직장 상사에게 아침에 숙취해소제를 건네는 것, 매일 아침 마주치는 환경 미화사 분들에게 나눠주는 에너지 음료 같은 것들이 그러한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꼭 비싼 밥과 명품 선물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받은 행복이라는 선물을 또 다른 행복이라는 선물로 함께 고마움을 전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된다면 결국 그런 사람이 당신 곁에도 남을 것이다.
-마음속 깊은 고민을 진심으로 공유해 주는 사람
모두가 말하지 못할 비밀과 아픔을 갖고 살아간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며, 동시에 그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은 그와 더 깊은 사이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개 그런 비밀과 아픔들은 웬만하면 아무에게도 공유하지 않는 법이다. 사실 말해서 좋을 비밀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그런 비밀과 아픔을 말하는 이유는 그 상처까지 이해해 줄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믿으면서 동시에 그런 사람이기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대개 그런 선택은 상처와 더 깊은 아픔을 가져온다.
그럼에도 진심으로 자신의 아픔과 비밀을 전해보자. 그 사람이 자신을 품어줄 수 있다 믿어보자. 말해서 좋을 비밀은 없지만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면, 나의 비밀과 아픔의 무게를 함께 지어줘 보자. 우리의 곁에 마지막까지 남을 사람은 결국 그 짊을 함께 지어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결국 힘들 때도 당신 곁에 함께할 사람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완벽할 수 없음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완벽할 수 없는 결점을 통해 그 상처라는 틈을 통해 더 사랑을 불어넣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놓치지 말자. 더욱 소중히 사랑하고 표현하자. 그리고 나 역시 그 사람의 틈을 사랑하자. 서로의 단점까지 사랑해 줄 용기 있는 사람이 진정, 당신 옆에 있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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